되새김질(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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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가 만든 세계
지은이 : 빈스 베이저, 사진 출처 : 교보문고 저널리스트의 책은 늘 반갑고 흥미롭다. 자리에 앉아서 컴퓨터와 책만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아니라 발로 뛰면서 what’s going on을 실감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흔하디 흔한 모래를 주제로 건물, 고속도로, 유리, 반도체, 수압파쇄 시설, 해빈 조성(beach nourishment), 간척 사업, 사막화, 모래 준설을 상세하게 다루면서 세계 곳곳을 누비며 자료를 모아 책을 만들어낸 저자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르포 형식으로 무분별한 모래 사용에 대해 경고를 날리면서도 무작정 개발을 반대하지 않고 적정선을 찾도록 노력하자는 저자의 균형 잡힌 시각도 좋았다. 책은 쉽게 읽히는 편은 아니다. 다루는 주제의 상당수가 미국 내의 일을 다루고 있어 미국의 지리나..
2019.12.10 -
평균의 종말
지은이 : 토드 로즈 사진 출처 : 교보문고 매우 흥미로운 주제였다. 평균적인 교육과 수련을 마친 사람으로서, 평균보다는 늘 앞서고 싶었던 생각이 큰 사람으로서 도전되는 내용들이 많았다. 아울러 다른 어떤 과보다도 안성맞춤 개별 접근을 해야 하는 정신과 의사로서 다시 한 번 상기시킬 내용이 많았다. 아울러 나또한 환자들 대할 때 평균의 함정에 빠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 보게 되었다. 평균에 대한 의존으로 발생하는 일차원적 사고, 본질주의적 사고, 규범적 사고라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들쭉날쭉의 원칙,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이라는 대안을 제시한 뒤 실제 적용 사례를 소개하는 논리적 구조이고 꽤 많은 학술적인 내용이 등장하지만 중간중간 저자가 실제로 겪었던 바를 섞고 있기 때문에 지루할 틈 없이 잘 ..
2019.12.03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국편 2
저자 : 유홍준 1권이 돈황에 오기까지를 프레스토로 연주했다면, 2권은 돈황의 여러 장면을 아다지오로 연주하는 것 같다. 지식을 넓히게 된 점은 좋았는데, 뭔가 호흡이 처지는 느낌이 있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돈황의 도보자와 수호자 파트 때문인 것 같다. 책으로서는 필요한 내용이었지만, 다른 책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다보니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나 느낌이 개입할 여지가 적었던 것 아닐까? 그래도 3권이 기다려진다. p.56 우리는 '대승적 차원'이라는 말이 하도 근사하게 들리고 도량이 큰 것으로 인식되어 은연중 소승은 쩨쩨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율을 바로 세우고 자기를 완성해가는 소승은 그대로 높은 도덕과 가치가 있다. -> 그 대승이 그 대승인 줄 처음 알았다. 소승적 차원의 삶도 중요한..
2019.09.24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국편 1
저자 : 유홍준 역시 유홍준다운 책이다. 답사와 역사적 배경, 문화재의 내용이 적절한 시점에서 교차되면서 흥미를 돋군다. 책을 읽는 내내 지도에서 중국의 성과 도시를 살피며 문득, "미국의 주는 거의 다 외우면서 왜 중국의 성은 거의 모르지?"란 의문이 들었다. 내 안에 미국에 대한 사대주의 혹은 열등감이 지식으로 반동형성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하튼 빨리 2권 읽어야지. p.39 한때 '말하는 건축가' 정기용이 설계한 '지붕 낮은 집'인 고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집을 아방궁이라고 헐뜯은 것은 참으로 터무니없는 헛소리였다. -> ; 역시 사람은 배우고 알아야 함. 아방궁이 사실은 미완성으로 끝났던 것임을. p.51 이렇게 보면 우리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역사를 너무 '한반도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사'로만 ..
2019.09.16 -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저자: 강인욱 모처럼 지식의 지경을 넓히는 책을 읽었다. 과거의 고리타분한(?) 고고학이 아니라 여러 학문이 융합된 현재의 고고학을 알게 되어서 좋았다. 아울러 학문적 성과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과거를 통해 현재를 비추는 저자의 사색 또한 인상적이었다. 아쉬운 점은 레퍼런스가 없는 점이다. 번역서와 달리 국내 인문사회과학서의 전반적인 특징이기도 한데, 몇 내용은 좀 더 깊게 알아보고 싶었지만 따로 구글링을 해야 하는 수고가 너무 크게 와 닿았다. 암튼 반가운 저자와의 만남이다. 향후 다른 책도 내시길 기다려 본다. 1장. 무덤 자궁이요, 나무요, 우주선이요, 배요, 나비라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정신분석적으로도 접근해볼 수 있는 내용인 듯. p.50 그 외에도 다양한 신비주의적 요소를 자신들의 의식에 ..
2019.09.10 -
모두 거짓말을 한다
저자 :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빅 데이터, 빅 데이터 많이 들어 봤지만 뭔지 사실 알기 힘들었다. 이 책을 통해 구체적인 감을 얻게 되었다. 기존의 편견을 깨거나 알 수 없었던 내용을 알게 하는 연구 결과 소개가 흥미롭다. 문제는 이게 반복되면서 흥미가 반감해 글 읽는 속도가 떨어졌다. p.49 우리에게는 자신의 경험이 가진 타당성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과학자들이 쓰는 말로 하자면, 우리는 자신의 데이터에 비중을 둔다. p.68 실수가 무의식적인 바람을 드러낸다는 프로이트 이론을 실제로 반증이 가능하다. 그리고 나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그 이론은 틀렸다. ; 정신과 의사 입장에서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penistrian은 성적인 욕구의 발현이 아닌 pedistrian의 오타..
2019.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