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새김질(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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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피 바칼의 룬샷
경영 쪽은 문외한이지만 가끔 경영책을 읽는다. 의외로 건질 게 많기 때문이다. 보통은 심리학 관련된 내용들이 많지만 룬샷은 다르다. 무려 물리학 관련 내용을 건지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매우 독특하고 참신한 책이다. 룬샷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 제안자를 나사 빠진 사람으로 취급하며 다들 무시하고 홀대하는 프로젝트. 하지만 전쟁, 의학, 비즈니스의 판을 바꾼 아이디어. 기본적인 얼개는 상전이라는 개념이다. 고교 시절 이미 ‘제물포’였던 나는 이번에 처음 들어봤다. 영어가 조금 더 직관적이다. Phase가 transition하는 개념이다. 가장 쉽게 표현하면 물이 얼음이 되는 것도 상전이다. 저자는 상전이라는 물리적 개념을 보다 넓은 범위로 확장한다. 오리지널의 개념인 룬샷과 후속작의 개념인 프랜차이즈 ..
2020.05.11 -
다크호스
지은이 : 토드 로즈, 오기 오가스 얼마 전에 읽었던 ‘평균의 종말’ 저자의 후속작이다. 전작에서 평균에 기반을 둔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했다면, 이번에는 이를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다크호스’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평균적이지 않은 방법으로도 성공에 이르는 방법과 원리, 나아가 정책적 제안까지 하고 있다. 전반부에서는 다크호스들의 사고방식으로 네 종류 - 미시적 동기 깨닫기, 선택 분간하기, 전략 알기, 목적지 무시하기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전작에서 자신의 경험담이 대부분이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소개된다. 후반부에서는 평균주의에 바탕을 둔 현 시대를 비판하고, 다크호스 계약을 통해 새로운 시스템을 사회에 적용하자 주장한다. 전작처럼 개인적으로도 적용할 ..
2020.02.20 -
책의 책
저자 : 키스 휴스턴 일단 표지가 이쁘다. 눈에 띄는 선홍색 책등과 날 것 느낌의 앞뒷표지, 하얀 글씨로 쓰인 책 이름과 검은 글씨로 노출시킨 책 아웃라인이 인상적이다. 책을 어떻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책다운 표지다. 본문도 비슷하다. 빨간 색으로 장식 문양과 각주 등을 표시하면서 뭐랄까 책이면서 동시에 공산품 느낌을 자아낸다. 하긴 원서 제목 자체가 ‘The Book' 아니던가. 내용은 책 제작에 필요한 네 분야, 즉 종이, 글쓰기 및 인쇄술, 삽화 및 인쇄술, 형태(제본, 장정, 판형)를 다루고 있다. 각 분야의 여명부터 현대의 모습까지를 기술의 발달에 바탕을 을 두고 차곡차곡 설명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양만 놓고 따지면 과거의 책이나 현재의 책이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그 발전 과정에는 수..
2020.02.14 -
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중심이 되었는가
저자 : 김대식 사진 출처 : 교보문고 책을 읽기 전부터 몇 가지 궁금증이 있었다. 1. 뇌과학자인 저자가 왜 역사책을 썼을까? 2. 어느 정도의 깊이로 로마 이야기를 할까? 3. 어떤 결론을 도출할까? 일단 김대식 교수의 책답게 쑥쑥 읽힌다. 인류의 긴 역사를 책 한 권에 담다 보니 글은 군더더기 없이 호흡이 빠르고 거침이 없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저자의 글쓰기와 강의로 다룬 내용을 책으로 펴낸 부분도 한 몫 한 것 같다. 작정하고 읽으면 반나절 정도면 완독이 가능할 듯싶다. 궁금증에 대한 답변을 해보면, 1. 뇌과학자로서 미래에 어떤 시대가 도래할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점이지 않았을까 싶다. 과거를 탐색할 때는 가끔 주관적인 의견이 제시되긴 했지만 비교적 객관적인 서술이 주를 이룬 반면에 현..
2020.02.05 -
애덤 알터의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저자 : 애덤 알터 사진 출처 : 교보문고 DSM-5에서 처음 등장한 행위 중독과 관련한 흥미로운 책이다. 서두에서는 행위 중독의 특성을, 본론에서는 행위 중독의 종류를, 결론에서는 행위 중독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책을 읽으면서 전반적인 흐름은 앞부분은 오~ 하다가 중간부터 음… 하다가 가끔 헐~ 이런 감탄사가 나왔다. 대표적인 내용이 '온라인 관계가 뇌를 죽인다'라는 소챕터이다. 인터넷 중독 센터 운영자가 "기억하세요, 싱싱한 오이 같은 여러분의 뇌가 절여져 오이지가 되면 절대 오이지로 원상 복구되지 않습니다."라고 되뇌는 주문을 소개한 뒤 안과 의사 출신 신경과학자가 아기 고양이들을 대상으로 한 약시(amblyopia)연구를 언급하며 인터넷에 의존해 자란 아이들이 일종의 정서적 약시 증상을 보인다는 ..
2020.02.04 -
매리언 울프의 다시, 책으로
저자 : 매리언 울프 사진 출처 : 교보문고 작년에 핫했던 책 ‘다시, 책으로’를 읽었다. 읽어보니 왜 그렇게 핫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책으로 읽을 때와 화면으로 읽을 때 느꼈던 미묘한 차이에 대한 설명을, 어린 아이에 디지털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하게 할지에 대한 해답을, 저자의 주장대로 양손잡이 뇌를 발달시켰을 때 얻을 수 있는 미래에 대한 기대를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저자의 의도인지 아닌지는 불분명하지만, 읽기에 녹록한 책은 결코 아니다. 일단 중간중간 소개되는 종이책의 주인공이 다 서구 문화에 기반을 뒀기에 공감이 잘 되지 않았고, 전달성을 위해 독자에게 쓰는 편지 형태를 취했음에도 다양한 학문의 내용이 전개되는 특성 상 가독성이 떨어지기 일쑤였다. 근 한 달을 들고 다녔던 것 같다. 보통..
2020.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