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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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닛샬라 찬양단의 '일어나 새벽을 깨우리라'
안 그러려고 노력하지만 요새는 새로운 음악을 듣는 게 쉽지 않다. 뇌가 바뀌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조금 더 젊었을 때에는 배철수가 진행하던 같은 프로그램을 음악적으로 게으른 사람들의 퇴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조금 먹고 나니 흘러간 음악에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내 모습을 발견하며 깜짝깜짝 놀란다. 고등학생 때 다니던 교회에서는 해마다 ‘찬양제’가 열렸다. 요즘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고 2때 나는 체육부장이었지만 찬양제 기획에 참여해 몇 곡을 추천할 수 있었다. 시작하는 곡으로 밀었던 찬양하는 사람들 1집의 ‘존귀, 영광, 찬양’은 통과되었지만, 옹기장이 4집의 ‘하나님의 비밀’은 ‘악보가 너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불허되었다. 사실 그 때 부르고 싶었던 찬양은 따로 있었다. 어디..
2020.06.15 -
총보다 강한 실 -실은 어떻게 역사를 움직였나-
지은이 :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내가 즐겨 읽는 형태의 글은 한 가지의 주제로 여러 방면에 걸친 이야기를 풀어내는 글이다. 은 그런 측면에서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책이었다. 하찮아 보이는 실로 역사를 풀다니! 그런데 가만 생각하면 인간 삶의 3대 요소인 의식주 중 의(衣)의 기본 바탕이 되는 것이 실이다. 너무 익숙해져서 오히려 이런 글쓰기 시도가 없었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은 동물 가죽부터 시작해서 리넨, 비단, 양모, 레이온, 거미줄실과 같은 실의 재료부터 돛, 레이스, 방한복, 우주복, 수영복과 같은 다양한 의복을 다양하고 현란하게 선보인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소개되는 각 이야기들의 서사성(narrative)는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야기가 재미있어지려면 끝나 버리고, 흥미..
2020.06.08 -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의 페인베르크 피아노 소나타 1-6
아믈랭이 오랜만에 현대 음악으로 돌아왔다. 그가 연주하는 고전주의나 낭만주의 음악도 매력적이지만 아무래도 연주가 아믈랭의 정수는 잘 알려지지 않은 현대 음악이다(물론 그의 작곡 능력 역시 매우 탁월하다). 이미 여러 공연에서 선보인 적 있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사무일 페인베르크의 피아노 소나타 1-6번을 음반으로 만날 수 있어서 무척 반갑다.(사실 사무엘로 소개될 때가 많은데 원어 발음을 존중하면 사무일로 부르는 게 맞다) 페인베르크가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들은 다음적(多音的)이고, 현란하면서도 때로는 거칠어서 같은 러시아 작곡가인 스크리아빈이나 프로코피에프의 피아노 소나타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페인베르크가 주로 연주했던 바흐나 모차트의 곡과는 매우 대비되는 부분이 매우 흥미롭다. 우리나라 나이로는 ..
2020.06.05 -
데이비드 엡스타인의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수 년 전 서점에서 매우 생경한 파란색 표지의 책을 만났다. 궁금증에 표지를 벗겨보니 책의 앞뒤면은 노란색이었다. 내용을 살펴봤다. 금새 빠져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를 과학으로 풀어내는 책이라니!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던 는 시간이 흘러 내가 도핑을 주제로 글을 쓰는 데에 시발점 역할까지 했다. 데이비드 엡스타인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에 바로 구매했다. 전작에서 다룬 ‘일만 시간의 법칙’이 출발점이다. 어릴 때부터 골프를 친 타이거 우즈로 대표되는 조기 교육과 빠른 전문화의 신화는 사실 ‘사악한’ 현대 사회에 맞지 않고, 대신 예외적이고 오히려 느리게, 여러가지를 경험하면서, 경험의 바깥에서 사고하고, 친숙한 도구를 버리면서, 의도적인 아마추어가 되는 것이 중요함을 흥미로운 사례와 학문적인 뒷받침을 ..
2020.05.25 -
샤피 바칼의 룬샷
경영 쪽은 문외한이지만 가끔 경영책을 읽는다. 의외로 건질 게 많기 때문이다. 보통은 심리학 관련된 내용들이 많지만 룬샷은 다르다. 무려 물리학 관련 내용을 건지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매우 독특하고 참신한 책이다. 룬샷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 제안자를 나사 빠진 사람으로 취급하며 다들 무시하고 홀대하는 프로젝트. 하지만 전쟁, 의학, 비즈니스의 판을 바꾼 아이디어. 기본적인 얼개는 상전이라는 개념이다. 고교 시절 이미 ‘제물포’였던 나는 이번에 처음 들어봤다. 영어가 조금 더 직관적이다. Phase가 transition하는 개념이다. 가장 쉽게 표현하면 물이 얼음이 되는 것도 상전이다. 저자는 상전이라는 물리적 개념을 보다 넓은 범위로 확장한다. 오리지널의 개념인 룬샷과 후속작의 개념인 프랜차이즈 ..
2020.05.11 -
남궁송옥 3집 'by faith'
남궁송옥 3집이 나왔다. 2집이 2007년에 나왔으니 13년 만에 새 음반이 나온 것이다. 1, 2집과는 다르게 수록곡을 대부분 작사, 작곡한 것이 큰 변화인데, 예배 음반이 아닌 CCM 음반은 늘 반갑다. 남궁송옥은 활동에 비해 음반의 수도 적고,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내가 처음 남궁송옥의 노래를 접한 것은 컨티넨탈싱어즈 2집의 'Unbelievable Love'였다. 국내에는 발매되지 않은 미국 컨티넨탈싱어즈의 뮤지컬 음반
2020.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