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노인팅 예배캠프 2020 LIVE

2020. 8. 28. 10:53관심사

출처 : 교보문고

어노인팅 예배캠프 2020 LIVE 음반이 한 달 전에 나왔다. 2012년부터 매해 나오는 예배 캠프 음반은 정규 음반보다 조금 더 자유로운 분위기가 있어서 좋다. 이전과 비슷하게 창작곡과 번역곡이 섞여 있고, 어노인팅 멤버뿐만 아니라 강명식, 조준모, 김복유와 같은 유명 CCM 가수의 곡도 포함된 점이 눈에 띈다. 꼭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예배 찬양에 쓰이는 곡과 소위 CCM 곡이 나뉘는 경향이 있는데 어노인팅의 적절한 편곡은 양자를 잘 아우르고 있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곡은 ‘기뻐하며 왕께 노래 부르리’였다. 올네이션스 경배와찬양이 30년 전에 낸 전하세 예수 4집에서 처음 접한 노래였기 때문이다. 강산이 3번이나 바뀔 수 있는 시간의 간격은 이 곡에, 나아가 예배 음악 전반에 어떤 차이를 가져왔을까 하는 궁금증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두 곡을 비교 감상해봤다. 나아가 요즘은 유튜브 시대여서 예배 실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과 90년대 경배와 찬양 현장 분위기도 비교할 수 있었다.

 

2020년 음반에서는 제목이 '기뻐하며 왕께'로 짧아져 있다. 왜일까?  

 

'기뻐하며 왕께 노래 부르리'는 13분 55초부터

 

30년 전과 현재의 차이는 1) 전자 기타의 활용, 2) 조명, 3) 뛰기(?)인 것 같다. 과거 1절과 2절의 간주 부분이나 후렴 부분에서나 접했던 전자 기타가 이제는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자주 등장한다. 드럼 사용을 놓고 교회에서 치열한 논쟁이 있던 90년대에 전자 기타는 말그대로 언감생심이었다. 전자 기타의 사용이 예배 음악에 자연스럽게 녹아 든 시대가 되어서 좋다. 하지만 악기의 특성 상 작은 교회는 적용이 어렵지 않을까?

 

조명 역시 그렇다. 90년대에는 사실 조명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스포트라이트 정도? 꺼졌다, 켜졌다 하거나 무대를 휘젓는 조명은 디스코텍에서나 쓸 법한 조명으로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호산나 인테그리티과 같은 해외 예배 음악 영상을 보면 역동적인 조명은 이미 주요한 요소로 활용되고 있었다. 시간의 간격이 줄어든 것 같지만 아직 보통의 교회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뛰기는 말 그대로 노래하면서 제자리에서 폴짝폴짝 뛰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율동이나 CCD와는 또 조금 다른 모습이다. 언약궤가 들어올 때 방방 뛰며 춤을 춘 다윗의 이야기가 성경에 존재하지만 보통 엄숙함과 진지함이 주된 분위기를 이루는 보통의 교회 문화에서는 수련회나 집회가 아니면 보기 힘든 모습이기는 하다.

 

역동적인 조명 아래 전자 기타의 리프에 맞춰 제자리에서 폴짝폴짝 뛰며 노래하는 모습은 낯설 수 있다. ‘그게 락 콘서트지 무슨 예배야?’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예배 음악은 담는 그릇보다 남긴 내용물이 중요하다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교회에서 트롯트가 가능하다면 테크노 음악도 가능하다. 오케스트라가 가능하다면 전자 기타도 가능하다. 본질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예배 음악이 더 자유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