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닛샬라 찬양단의 '일어나 새벽을 깨우리라'

2020. 6. 15. 10:39관심사

출처 : 유튜브 갈무리 https://www.youtube.com/watch?v=1-XlGGOrGl4 

안 그러려고 노력하지만 요새는 새로운 음악을 듣는 게 쉽지 않다. 뇌가 바뀌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조금 더 젊었을 때에는 배철수가 진행하던 <콘서트 7080>같은 프로그램을 음악적으로 게으른 사람들의 퇴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조금 먹고 나니 흘러간 음악에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내 모습을 발견하며 깜짝깜짝 놀란다.

 

고등학생 때 다니던 교회에서는 해마다 ‘찬양제’가 열렸다. 요즘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고 2때 나는 체육부장이었지만 찬양제 기획에 참여해 몇 곡을 추천할 수 있었다. 시작하는 곡으로 밀었던 찬양하는 사람들 1집의 ‘존귀, 영광, 찬양’은 통과되었지만, 옹기장이 4집의 ‘하나님의 비밀’은 ‘악보가 너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불허되었다.

 

사실 그 때 부르고 싶었던 찬양은 따로 있었다. 어디에선가 들었던 곡인데 누가 불렀는지,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분명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던 그 곡의 이름은 ‘일어나 새벽을 깨우리라’였다. 훗날 알고 보니 이 곡은 1990년 극동방송에서 주최한 9회 복음성가경연대회에서 대상과 작곡상을 수상한 곡이었다. 어쩐지 악보를 구할 수가 없더라니.

 

이 곡을 부른 팀의 이름은 ‘이닛샬라 찬양단’이다. 여호와 ‘이’레, ‘닛’시, ‘샬’롬, ‘라’파의 앞 글자만 따온 이름이다. 지금도 강서교회에서 찬양팀으로 활동 중이고, 노래를 작곡한 조동희는 ‘뉴데이밴드’라는 팀으로 음악 활동을 이어갔지만 현재 시점으로 보면 전형적인 ‘원 히트 원더’이다. 그래도 여전히 들을 때마다 가슴을 뛰게 하는 곡을 남긴 것은 너무 감사한 일이다.

다시 처음 이야기로. 극동방송 유튜브 채널에서 ‘8090 찬양’이란 제목으로 복음성가경연대회 곡들을 소개하고 있다. 게으른 사람들의 퇴행? 그런 것 없다. 무조건 듣는다. 반복적으로 듣는다. 어쩌면 꿈이 많다 못해 넘치던 젊을 때 들었던 음악을 들으면서 평범한 소시민이 된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흘러간 노래를 듣는 것 아닐까? 암튼 유튜브는 가끔 사람을 깜짝 놀래키는 재주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