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호의 '세탁기의 배신'
미국의 역사는 짧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미국사와 관련된 책은 미시적(微視的)일 때가 많다. 접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 지엽적이어서 지루할 때도 있지만 사소해 보이는 일상사를 살펴볼 수 있어서 재미있기도 하다. 김덕호 교수의 책을 처음 읽은 것은 몇 년 전 를 읽었을 때였다. 흥미롭게 읽어서 저자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가 올해 나온 을 만나게 되었다. 저자는 산업화가 집안에서 남성과 아이들의 일을 없애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도 여성의 일은 전혀 줄여주지 못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는 부분을 지적하며 글을 시작한다(p.37). 이어 미국에서 1920년대에 시작된 대량 생산 사회의 전제조건은 포디즘과 테일러리즘임을 상기시킨다(p.71). 포디즘(Fordism)은 물질적 조건을 대량생산이 가능한 방식으로 ..
2020.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