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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내 맘 같지 않은 내 몸, 뚜렛 장애
초등학교 시절 눈싸움이 철없는 코흘리개들의 관심사가 된 적이 있었다. 눈싸움의 규칙은 간단했다. 친구끼리 서로 마주보다가 먼저 눈을 감는 쪽이 지는 것이었다. 나름 참을성이 필요한 이 놀이에 나와 친구들은 자주 특정 친구에게 한 판 붙어보자고 했다. 습관적으로 눈을 깜빡이던 그 친구와의 눈싸움은 백전백승으로 끝나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는 마음대로 눈 깜빡임을 조절하지 못 하는 ‘뚜렛 장애’를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뚜렛 장애의 역사는 오래 됐지만 정식으로 의학적 기술이 이뤄진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1885년 프랑스의 젊은 신경과 의사 조르주 질 드라 뚜렛은 9명의 환자들에서 공통으로 관찰되는 증상을 토대로 새로운 질병을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자들은 얼굴, ..
2016.12.21 -
[사이언스온] 인생역경...튀어오르는 마음의 탱탱볼이 필요해
[15] 심리적 외상과 회복탄력성탱탱볼이 높이 튀어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장소가 경사지고 바닥이 딱딱했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탱탱볼의 탄성력이 높다 한들 물렁한 곳에 던지면 높이 튀어오를 수 없는 법이다. 회복탄력성도 마찬가지다. 개인과 주변 사람의 노력은 심리적 외상을 극복하는 데 중요하다. 하지만 거기에는 한계가 있다. 회복탄력성이 힘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사회환경을 가다듬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자. » 다양한 색깔과 크기의 탱탱볼. 출처/Wikimedia Commons 초등학교 시절 하굣길에 나서면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참새처럼 학교 앞 문방구에 들르곤 했다. 눈을 휘둥그레 만들던 여러 군것질거리와 오락거리 중 한때 푹 빠졌던 것이 ‘탱탱볼(일부 동네에서는 얌체공)’이었다. 캡슐 ..
2016.12.21 -
[사이언스온] 뇌영상으로 풀이하는 진보와 보수 성향은…
[14] 신경정치학과 유권자 마음인간의 별명 중 하나가 호모 폴리티쿠스(Homo Politicus)이다. 좁은 의미에서 정치는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지지하는 것과 관련한 활동이지만 사실 우리 삶의 많은 활동이 다 정치에 해당한다. 그래서일까? 많은 이들이 정치 성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데, 과거엔 교육, 민족, 문화, 소득 등 사회적 요인에서 답을 찾아 왔다면 최근엔 신경과학에서 찾으려는 노력도 눈길을 끈다. » 영화 '킹스 스피치'의 콜린 퍼스. 출처/씨네21 자료사진 201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은 영국 배우 콜린 퍼스(Colin Firth)에게 돌아갔다. 그는 영화 에서 말 더듬는 왕의 역할을 맡아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인상적으로 보여줬기에 배우로서 큰 영예인 아..
2016.12.21 -
[사이언스온] 잘코사니! 너의 불행은 나의 행복
[13] 시기심과 샤덴프로이데※ 잘코사니: (명사) 고소하게 여겨지는 일. (감탄사) 남의 불행이 마음에 고소하여 하는 말. 샤덴프로이데는 독일어 샤덴과 프로이데를 합친 말로 다른 사람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을 뜻한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잘난 척 하더니) 쌤통이다’ 하는 감정이다. 샤덴프로이데는 독일인이 아니어도 흔하게 접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여왔다. 그러던 중 2006년 과학저널 네이처에 독일 교수 논문이 실리면서 샤덴프로이데가 신경과학자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 에두아르도 자발라의 ‘당나귀 길들이기’. 출처/ Wikimedia Commons 작년 가을에 뮤지컬 의 한국 공연이 있었다. 애비뉴 큐는 일반 뮤지컬과는 다르게 배우가 꼭두각시 인형(퍼핏)을 직접 들고 노..
2016.12.19 -
[사이언스온] 성형수술 전과 후: 몸의 변화, 마음의 변화
[12] 성형수술과 신체변형장애2013년 1월 영국 주간 의 보도를 보면, 한국은 '인구 1000명당 성형수술 시행 횟수'를 기준으로 따져 세계 1위의 나라다. 성형수술이 필요한 사람은 분명 있고, 이를 통해 삶의 만족도가 올라가기도 한다. 하지만 외모에만 신경쓰고 내면을 가꾸지 못한다면 ‘반쪽 미인’에 불과하다. 성형수술 전후에 몸의 변화와 함께 나타나는 마음의 변화를 살펴본다. » 수술 전후의 사진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한 성형외과의 광고. 출처/한겨레 자료사진 설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우리나라 성형 수술의 메카라는 서울 압구정 지역의 한 성형외과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안부 전화를 걸었다. 따르릉, 따르릉… 우식 : 어, 강아. 오랜만이야. 잘 지내지? 강 : 그럼. 잘 지내고 있지. 너는..
2016.12.19 -
[사이언스온] 대구지하철 참사 11년...생존자 아픔은 계속된다
[11] 2월18일 화재참사 11주기...아물지 않은 상처 대구 지하철 참사 때 살아남은 사람들은 목숨을 건졌다는 안도도 잠시뿐, 이후에 여러 고통과 어려움을 겪었다. 신체적으로는 대피와 구조 과정에서 몸 여러 곳에 상처를 입었고, 유독 가스를 마셔 후두와 호흡기에도 손상이 발생했다. 또한 정신적으로도 대부분 사람들에게서 다양한 문제가 나타났다. 아물지 않은 상흔인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당시 반대편 차선에서 중앙로역에 들어온 1080호 전동차의 한 객차 안에서 연기가 차오르자 승객들이 영문도 모른 채 손으로 코와 입을 막고 불안하게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당시 이 전동차에 탄 사람들은 ‘잠시 기다리라’는 내용의 안내방송을 들은 뒤 전동차 출발이나 문 열리기를 기..
2016.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