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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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어렸을 때의 기억은 언제부터 사라질까
어릴 적 전북 군산에 잠깐 살았던 적이 있다. 당시 집 근처에는 야구 명문 군산상고가 있었고, 네 살이던 나는 선수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즐겨 봤다. 아니 정확히는 그랬다고 한다. 그 모습을 지금도 기억하시는 부모님 말씀에 따르면 말이다. 하지만 정작 내게는 당시의 기억이 전혀 없다. 단지 상상하며 마음에 그려볼 뿐이지 사실 그 때의 기억을 상실한 지 오래이다. 반갑게도(?) 사람들은 어릴 적 일을 대부분 기억하지 못 한다. 이처럼 아동기 초기의 기억이 없는 것을 ‘아동기 기억상실’이라 부른다. 흥미로운 사실은 정작 아이들은 이 시기에 뛰어난 학습 능력을 갖고 있는 점이다. 부모라면 한 번쯤 ‘우리 아이가 혹시 영재 아닐까?’라고 고민해 본 적이 있을 정도로 어린이의 기억력은 탁월하다. 아동기 기억에 관한..
2016.12.26 -
[사이언스온] '어디서 본 듯한…’ 데자뷰는 어디에서 오는가
[21] 데자뷰(Déjà Vu) » 과거의 경험을 데칼코마니처럼 똑같이 현재에 경험하는 것을 프랑스어로 ‘데자뷰(Déjà Vu)라 한다. 그림은 르네 마그리트의 ‘데칼코마니’. 출처/WikiArt 20대 후반에 로마에 갔을 때의 일이다. 해가 서쪽으로 뉘엿뉘엿 지던 오후 포로 로마노를 뒤로 하고 콜로세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먼발치에서도 눈에 띄는 위풍당당한 자태에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빨리 안을 보고 싶은 마음에 허둥지둥 계단을 오르자 콜로세움의 내부가 눈앞에 펼쳐졌다. 주변 사람들의 환호성과 감탄사가 들려오는 순간, 기묘한 느낌이 스쳐 지나갔다. ‘전혀 낯설지가 않아. 전에 여기 와본 것 같은데.’ 내 평생 이번이 로마를 처음 방문한 것이었는데, 이상했다. 잠시 멍하게 서 있던 나를 다른 관광..
2016.12.23 -
[사이언스온] 대구지하철 참사 11년...생존자 아픔은 계속된다
[11] 2월18일 화재참사 11주기...아물지 않은 상처 대구 지하철 참사 때 살아남은 사람들은 목숨을 건졌다는 안도도 잠시뿐, 이후에 여러 고통과 어려움을 겪었다. 신체적으로는 대피와 구조 과정에서 몸 여러 곳에 상처를 입었고, 유독 가스를 마셔 후두와 호흡기에도 손상이 발생했다. 또한 정신적으로도 대부분 사람들에게서 다양한 문제가 나타났다. 아물지 않은 상흔인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당시 반대편 차선에서 중앙로역에 들어온 1080호 전동차의 한 객차 안에서 연기가 차오르자 승객들이 영문도 모른 채 손으로 코와 입을 막고 불안하게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당시 이 전동차에 탄 사람들은 ‘잠시 기다리라’는 내용의 안내방송을 들은 뒤 전동차 출발이나 문 열리기를 기..
2016.12.19 -
[사이언스온] 헤밍웨이 우울증 치료하던 전기경련요법 현재는...
[6] 전기요법, 오해와 진실 그 70년 역사70년 넘게 심각한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쓰여 온 전기경련요법은 효과가 뛰어났지만 그 효과를 일으키는 기전은 불명확했다. 최근 뇌영상 연구를 통해 그 실마리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고 있다. 전기경련요법은 어지간한 약물보다 역사가 오래되었고 안전한 치료 방법으로 발전해왔지만 한편에선 여전히 비인도적 치료로 잘못 인식되곤 한다. 그 오해와 진실, 역사를 살펴본다. » 근이완제를 투여하고 마취한 뒤 시행되는 요즘의 전기경련요법 장면. 출처/ http://www.youtube.com/watch?v=W8Ypt-vKI2U 어릴 적에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를 읽은 소감은 ‘허무하다’였다. 허무하다란 뜻도 잘 모를 때였으니 조금 더 솔직한 느낌을 요즘 식으로 표현하면 ..
2016.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