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쾨펠의 '바나나'
어릴 적 바나나는 꿈의 과일이었다. 텔레비전 만화에는 등장하는데 실생활에서는 만날 수 없던 그런 과일이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아버지가 큰 맘 먹고 사오신 바나나를 처음 먹게 되었다. 생각보다 달지 않아서 조금 실망하긴 했지만 껍질을 살살 벗겨 한 입 한 입 먹는 과정은 재미있었다. 그때 내가 먹었던 바나나는 40년이 지난 지금 내가 먹는 바나나와 유전적으로는 동일한 바나나일 수 있다. 바나나는 교배 없이 홉근을 옮겨심는 것만으로도 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안정적으로 대량 재배가 가능해졌지만 유전적으로 동일하기에 병에 매우 취약하다. 맛있는 바나나를 많이 먹는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것이다. 몇 년 전 읽은 은 이렇게 유전적 풀(pool)이 단순해지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2020.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