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후의 '런던에서 만난 도시의 미래'
6-10살 때 주공 아파트에 살았었다. 큰 길에서 상당히 경사진 길을 오르고 또 올라가면 끄트머리에 자리잡고 있던 동이었다. 한 4-5년 살았으니 그렇게 오래 산 곳은 아니지만 더 어릴 때의 기억은 없으니 이곳이 내게는 고향하면 떠 오르는 곳이다. 매일 놀이터에서 흙장난 치고, 뒷산에 올라가 불장난 치고, 막 개막한 프로야구에 맞춰 해태 타이거스 점퍼 입은 채 야구하고, 담벼락 밑에서는 구슬놀이, 딱지놀이 하고, 비가 오면 흙 길에 수로 만들고, 눈이 오면 비료푸대로 미끄럼 타고, 아파트의 갖은 지형지물을 이용해 숨바꼭질, 탐험놀이, 전쟁놀이… 그렇게 시간을 보낸 곳이다. 20대 후반 갑자기 어릴 때 살던 곳이 떠 올랐다. 오랜만에 전주에 내려가 어릴 적 고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정류장에 내리니 큰 길..
2020.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