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중심이 되었는가
저자 : 김대식
사진 출처 : 교보문고
책을 읽기 전부터 몇 가지 궁금증이 있었다.
1. 뇌과학자인 저자가 왜 역사책을 썼을까?
2. 어느 정도의 깊이로 로마 이야기를 할까?
3. 어떤 결론을 도출할까?
일단 김대식 교수의 책답게 쑥쑥 읽힌다. 인류의 긴 역사를 책 한 권에 담다 보니 글은 군더더기 없이 호흡이 빠르고 거침이 없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저자의 글쓰기와 강의로 다룬 내용을 책으로 펴낸 부분도 한 몫 한 것 같다. 작정하고 읽으면 반나절 정도면 완독이 가능할 듯싶다.
궁금증에 대한 답변을 해보면,
1. 뇌과학자로서 미래에 어떤 시대가 도래할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점이지 않았을까 싶다. 과거를 탐색할 때는 가끔 주관적인 의견이 제시되긴 했지만 비교적 객관적인 서술이 주를 이룬 반면에 현재를 언급할 때는 아주 격정적인 의견 제시가 넘친다. 저자의 표현대로 하면 현재를 '먼 거울'로 다가올 미래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2. 로마 이야기의 비중은 크지 않다. 사실 낚였다는 생각이 살짝 들 정도였다. 차라리 '인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나?' 이런 정도의 제목이 적당하지 않을까? 로마 이야기는 정말 조금 나온다. 그나마도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금새 지나간다.
3. 결론은 로마 시대가 지금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주장인데, 역사는 반복된다는 총론에 비해 각론은 부실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울러 책 제목에서 내가 받은 impression은 로마가 세상의 중심이 된 비결이 나오나? 였지만, 실제는 지금 세계가 로마가 이미 밟았던 쇠퇴와 멸망의 길을 답습한다는 결론이어서 역시 낚였다란 생각이 또 들었다.
책 중간에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까는(?) 부분이 나오는데, 글쎄다 이 책 또한 저자의 사적인 견해나 해석의 오류가 중간중간 있다. 엄밀히 말하면 둘 다 비전공자이긴 하지만, 로마의 역사 자체가 궁금하다면 시간과 돈을 들여 로마인 이야기를 읽는 게 나을 것 같다. 저자의 다른 책과 달리 이 책은 융합, 통섭을 지칭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